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자연스레 손이 갑니다. 지난 해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를 읽고, 그가 다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던 찰나에 '침묵의 퍼레이드'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책 주문을 바로 했죠! 제목부터 짙은 여운이 감돌았고, 유가와 마나부가 다시 등장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히가시노 특유의 치밀한 플롯과 감정의 서사가 이번엔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궁금해하며 책을 읽었고, 줄거리와 리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침묵의 퍼레이드 줄거리
피해자의 죽음과 돌아온 용의자
조용하고 평화로운 상점가에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던 한 소녀가 실종되고, 끝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경찰은 과거에도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한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이번에도 결정적인 증거 부족으로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습니다. 문제는 그가 다시 아무렇지 않게 마을로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주민들과 유족들은 공포와 분노 속에서 그를 마주하게 되고, 마을은 침묵으로 뒤덮인 묘한 긴장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갈릴레오의 추적이 시작되다
얼마 후, 용의자였던 남성이 다시금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습니다. 수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경찰은 갈릴레오 시리즈의 상징적 인물,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에게 수사 협조를 요청합니다. 유가는 특유의 냉철한 시선과 깊이 있는 통찰로 사건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학보다도 인간의 감정과 침묵이라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야 했고, 그는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진실을 향한 실마리를 좇습니다.
감상 포인트
침묵이라는 감정의 무게
침묵의 퍼레이드는 ‘침묵’이라는 키워드 하나만으로도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소녀의 죽음 앞에서 마을은 말하지 않았고, 가족들은 분노를 삼켰으며, 경찰과 주변인들조차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현실을 받아들이려 합니다.
그들의 침묵은 단순한 방관이 아닌,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견디려는 방어처럼 느껴집니다. 히가시노는 이 침묵을 통해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 말하지 않는 감정들이 어떤 식으로 죄가 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감정과 정의, 그 사이의 유가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작품에서 유가와는 과학적 추리뿐 아니라 윤리적 고뇌에도 깊이 관여하게 됩니다. 그는 이성적인 태도로 수사에 임하지만, 인간의 감정이 법과 진실을 어떻게 왜곡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히가시노는 유가와의 시선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을 되살리며, 감정 없는 법의 냉정함과 감정만으로 정의를 대체하려는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제시하려 합니다. 이 과정이 독자로 하여금 진정한 정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침묵의 퍼레이드 리뷰
이 소설은 단순히 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데에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오래도록 질문을 남깁니다.
'말하지 않는 것은 과연 죄가 아닐까?', '정의는 누가 판단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은 책을 덮은 후에도 한참 동안 머릿속을 맴돕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 작품에서도 감정과 이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독자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깊이 있는 이야기로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감정의 파동이 조용히 울리는 이 작품은, 장르를 넘어선 문학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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